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의 性 견해차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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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의 性 견해차

  • 연합뉴스

입력 : 2010.06.02 09:39

’조선의 음담패설’ 출간
조선시대 한 선비가 명망이 높았던 남명 조식 선생을 찾아가 물었다.

“○○(여성의 성기)가 도대체 무엇입니까?”

남명은 얼굴을 찌푸리며 상대하지 않았다. 선비가 다시 “××(남성의 성기)는 무엇입니까?” 하고 묻자 남명은 크게 화를 내며 제자들을 시켜 그를 내쫓았다.

내쫓긴 선비는 포기하지 않고 이번에는 역시 명망 높은 퇴계 이황 선생을 찾아가 같은 질문들을 내놨다.

그러자 퇴계는 “○○는 걸어다닐 때 숨어 있는 것으로 보배처럼 귀하지만 살 수는 없는 것이고(步藏之者 而寶而不市者也), ××는 앉아있을 때 숨어 있는 것으로 사람을 찌르기는 하지만 죽이지는 않는다(坐藏之者 而刺而不兵者也)”는 답을 내놨다.

이를 보고 선비는 남명보다 퇴계의 덕이 더 높다는 것을 알게 된다.

이상은 조선 후기의 음담패설집인 ’기이재상담(紀伊齎常談)’에 실린 내용이다. 이 책은 2008년 소메야 도모유키 일본 이바라키그리스도교대학 교수가 한 고서점에서 발견해 정병설 서울대 국문과 교수에게 전달한 것으로, 정 교수는 최근 이를 번역해 ’조선의 음담패설’(예옥 펴냄)을 출간했다.

책에는 퇴계와 남명이 등장하는 위 사례처럼 유명인사를 주인공으로 한 글부터 소대남편(두 번째 남편)을 뒀던 조선시대 하층민의 풍습을 짐작하게 해주는 내용이나, 동성애로 학질을 치료했다는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.

정 교수는 이 책에 실린 글이 당시의 풍습과 표현과 속어 등을 들려주는 문화적 자산이라고 평가했다.

’기이재상담’에서 ’상담’은 민간의 이야기라는 뜻이다. 책에는 ’기이재상담’ 외에 다른 음담집인 ’유년공부’도 번역돼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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